아이는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간다. 부모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선물은 '좋은 추억'이다. 엄마와 처음 서점에 가서 시집을 고르던 오후 4시의 풍경을 기억한다. 주황빛 햇살이 서점으로 밀려들어 따스하고 노곤한 기분에 휩싸였다. 고1 때 엄마가 사준 '세계시인선집'을 읽으며,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발견했을 때 기쁨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.삶을 살다 보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일들이 매번 닥친다. 그때 읽었던 시들은 내게 지혜의 표지판이 되었다. 그리고 시를 읽는 시간만큼은 꿈꿀 ...